길재(吉再)

 [ 1353 ∼ 1419 (고려 공민왕 2∼조선 세종 1) ]

 고려 말 ·조선 초의 [성리]학자.
 자 재부(再父). 호 야은(冶隱) ·금오산인(金烏山人). 시호 충절(忠節).
 금주지사 (錦州知事) 원진(元璡)의 아들. 구미 출생.

고려 말의 삼은(三隱)의 한사람으로 1363년 냉산(冷山) 도리사(桃李寺)에서 처음 글을 배웠으며, 1370년 박분(朴賁)에게 《논어》 《맹자》를 배우면서 성리학을 접하였다.
  관료로 있던 아버지를 만나러 개경에 갔다가 이색(李穡) ·정몽주(鄭夢周) ·권근(權近) 등의 문하에서 학문을 익혔다.
  1374년 생원시(生員試)에, 1983년(우왕 9) 사마감시(司馬監試)에 합격하고, 그해 중랑장 신면(申勉)의 딸과 결혼하였다.
  1386년(우왕 12) 진사시에 합격, 청주목(淸州牧) 사록(司錄)에 임명되었으나 부임하지 않았다.
 1387년 성균관 학정(成均學正), 이듬해에는 순유박사(諄諭博士)를 거쳐  성균박사(成均博士)가 되어 공직에서는 학생들, 집에서는 양가의 자제들을 교육했다.
 1389년(창왕1) 문하주서(門下注書)가 되었으나 노모를 봉양하기 위해 사직하고 고향에 돌아갔다.
  고향으로 가는 길에 장단에 있던 이색(李穡)을 만나기도 하였다. 90년 계림부(鷄林府)의 교수가 제수되었으나 부임하지 않았으며, 우왕의 죽음을 듣고 마음으로 3년상을 행하였다.
 조선 건국 후 1400년(정종 2) 세자 이방원((李芳遠) : 태종)에 의해 태상박사(太常博士)가 임명하였으나 두 임금을 섬기지 않겠다는 뜻을 말하며 거절하였다.
1402년(태종 2)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불교식 장례법을 따르지 않고 성리학적 가례(家禮)를 따랐다. 세종이 즉위한 뒤 길재의 절의를 기리는 뜻에 그 자손을 서용하려 하자,
  자신이 고려에 충성한 것처럼 자손들은 조선에 충성해야 할 것이라며 자손들의 관직 진출을 인정해주었다.
  어머니에 대한 효도가 지극하며 세상의 영달에 뜻을 두지 않고 성리학을 연구하였기 때문에 그를 본받고 가르침을 얻으려는 학자가 줄을 이었으며, 김숙자(金叔滋)를 비롯하여 김종직(金宗直) · 김굉필(金宏弼) · 정여창(鄭汝昌) · 조광조(趙光祖) 등이 학맥을 이었다.
 금산의 성곡서원(星谷書院), 선산의 금오서원(金烏書院), 인동의 오산서원(吳山書院), 청풍서원(淸風書院)에 제향되었다.

 해평(선산)길씨

 [참고] 삼은(三隱)
고려 말기에 절의를 지킨 세 학자를 일컫는 말. 종래에는 목은(牧隱) 이색(李穡),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 야은(冶隱) 길재(吉再)를 삼은이라고 일컬었지만 근년에는 길재 대신 도은(陶隱) 이숭인(李崇仁)을 포함시키기도 한다. 종래 이색·정몽주·길재를 삼은이라고 부른 것이 언제부터이며 무슨 까닭인지에 대하여 별다른 기록이 없는 것으로 보아 수백년 동안 관습적으로 구전되어 온 듯하다. 그것이 기록화된 것은 충청남도 공주(公州)에 있는 동학사(東鶴寺) 경내의 <삼은각비문(三隱閣碑文)>이다. 그러나 이 비문은 저작 연대가 20세기 초로 이전에 확실한 문헌이 없이 내려오던 전설에 의하여 기록된 것이다. 삼은에 관한 문제가 제기된 것은 1954년 이병도(李丙燾)가 《국사대관(國史大觀)》을 내놓으면서 여기에서 길재 대신 이숭인을 삼은의 한 사람으로 내세운 데서 비롯된다. 또한 문일평(文一平)도 이미 이와 같은 견해를 보인 적이 있었다. 이런 문제는 정설을 내리기 어려운 것이어서 학계에서는 두 가지 설이 통용되고 있다.
<한메백과사전-야후>